오토캠핑을 알게된 후 처음 맞는 지난 겨울
월동장비를 모두 갖추고도 겨울 캠핑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변명을 하자면 바로 이넘 덕분에....
겨울을 눈밭에서 전 가족이 보내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캠핑을 접고 기나긴 겨울잠을 자게 되었다.
<일본 나가노현의 하쿠바47 스키장에서>
봄 방학을 마치고 개학과 함께 다시 하쿠바로 원정을 떠난 솔민이 덕에
우리 가족의 겨울잠은 4월 중순까지 연장되고 이 녀석의 귀국과 함께 5월 초 가족캠핑을 비로소 떠날 수 있었다. (12월 초 경주캠핑이 마지막이었으니 근 4-5달을 쉬었다는....)
여러 날을 가족과 떨어져서 삼촌들과 생활하고 온 솔민이 녀석...
부쩍 어른스러워져 와서 한편으로는 대견스럽다.
사실 어린이날이 낀 연휴 캠핑이었지만
이번 캠핑은 특수한 목적을 띄고 있었다.
학기초 학교를 40여 일 결석하고 돌아왔는데 바로 중간고사가 목전에 닥친 상황
게다가 4학년 솔민이는 집사람의 옆반이니 집사람도 동료교사들 이목을 생각해서 나름 긴장이 되었나 보다.
하지만, 이 얼마나 참아왔던 캠핑인가!
이리 좋은 날 집에만 있기에는 온몸이 근질거리는 병이 응급상황에 가까운지라
가까스로 합의하기를 '우리 가족만이 함께하는 조용한 캠핑장을 찾자!'
'공부는 캠핑장 가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
우여곡절 끝에 금요일 저녁 출발하기로 하고
겨울나그네 형님의 조언(?)을 받아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벽계'로 방향을 잡았다.
허나
산 넘어 산이라더니
퇴근 무렵 걸려온 아버님의 전화 한통에 캠핑 출정은 중대 고비를 맞게 되었으니
"오늘이 솔지 애미 생일 아니냐?"
..............................................
맞다. 음력 3월 18일 @,.@
부랴부랴 할머니를 모시고 저녁 식사 일정을 잡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출발한 시간이 11시를 훌쩍 넘긴다.
조용할 것 같았던 캠핑장은 겨울나그네&엄짱 형님, 아카소님 일행을 비롯하여 제법 많다.
두 형님들의 도움을 받아(사실 올만에 타프도 쳐 본지라...ㅋ) 겨우 사이트를 정리하고
늦은 밤까지~~
5월 5일 어린이날 아침이 밝았다.
나는 음식을 할 터이니 너는 책을 읽어라!
어머니께서 끓여주신 미역국과 나그네 형수님이 주신 괴기국으로 간단 아침을 마련하고
바로 문제집 삼매경(?)으로 빠져 든다.
맞은 편 아카소님은 동창생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중이다.
처음 캠핑나오는 아이들의 땔감 구하는 소리....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데 공부는 무슨 공부!!!
금새 자리를 박차고 스케이트를 갖고 놀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선달님네 보트(?)를 주인인 양 접수하여 물놀이에 빠져 들고
하기야 어린이날을 맞아 바로 코앞에서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데
공부는 무슨 공부!
(입장을 바꾸어 내가 생각해 봐도 맞다... ㅎㅎㅎ)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비빔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묵혀 두었던 침낭도 좋은 햇살을 맞고
이 녀석 표정을 보면 다음 그림이 연상된다.
느티나무 그늘 아래로 옮겨서 다시 공부....
소위 말하는 '돈내기제'다.
문제지 어디까지 하면 얼마동안 놀이~~ ^^
어린이날 기념으로 받은 스티로폼 동력기에 자꾸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고
이내 비행기를 들고 캠핑장을 누빈다.
동창분들과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는 아카소, 선달님 일행
시원한 그늘 아래 한 모금의 여유도 가진다.
타프에 그린 나뭇가지의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며
짙어 가는 신록의 내음을 맡으며.... 한가로운 오후를 보낸다.
어느 새 캠핑장에는 어둠이 내리고
사이트마다 불빛 아래 모여 정겨운 시간들을 보낸다.
낮에 결혼식을 다녀오시다 차에 갖혀 고생하신 엄짱형님 사이트는 불빛만이...
혜림이 어린날 행사에 참가하고 오신 나그네 형님네는 늦은 저녁준비에 한창이고
닉을 알 수 없는 여러 캠퍼들의 사이트도 각자의 방식대로 행복한 밤을 즐긴다.
지난 4월의 벽계 떼캠핑에서는 꺼내지도 않았던 화로대도 제 몫을 하고
모자가 함께...
두 사람이 함께 밤의 여유로움에 젖는다.
일요일 새벽
타프를 때리는 경쾌한 빗소리에 잠을 설치고 나서보니
어제와는 또 다른 풍경이....
송화가루가 그린 작품 (무제 #22) ㅋ~~
간밤 늦도록 와인 잔치가 벌어졌던 나그네 형님 사이트...도 젖어 있고
5월의 푸르름은 더욱 깊어 간다.
올 봄 부엉이의 마지막 울음이 될런지?
날은 어느 새 개이고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자연 속에서
캠퍼들은 또다른 즐거움을 찾아 본다.
벽계 예비 창업 준비반 2기 (달고나 뽑기 기능사 양성반 ㅋ~~)
모든 것이 오랜 만이다.
화로대를 깨끗이 닦아 본 것도...
한가로운 캠핑지의 하루! 각자의 방법대로 즐거움을 찾는다.
배드민턴을 즐기든지,,,
비행기를 날리든지,,,
차 한잔의 여유를 누리든지,,,
함께 다과를 나누든지 말이다.
한우산 철쭉제를 한다는 소식에
형님들 일행과 임도를 따라 한우산을 찾기로 한다.
3주 전에 찾았을 때는 각종 봄 꽃들과 참꽃이 한창이었는데,,,,
이제는 그 자리를 봄의 완성이라 할 수 있는 개꽃(어릴 적 기준으로 먹을 수 있는 진달래는 참꽃, 먹을 수 없다는 철쭉은 개꽃!!!)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누가 꽃인지, 사람인지?
개꽃의 군락지가 장관을 이룬다.
기대 이상의 수확에 두 형수님들 싱글벙글~~
증명사진이 빠질 수가 있나!
엄짱형님 내외분
나그네 형님 내외분도 혜림이 손을 빌어
이번에는 바꾸어서...
우리 가족도....
이번 캠핑에서 친해진 혜림이도 함께...
솔민이가 놀아 준건지, 혜림이가 놀아 준건지....??? ^^&
이번에는 모두 함께,,,
아쉬움을 뒤로 한채...
다시 캠핑장으로...
의령으로 하산하여 국밥을 먹자는 나그네 형님의 유혹을 뿌리치고
김치 볶음밥으로 늦은 점심을
찬거리 걱정도 없이 무턱대고 밀고 들어가 한끼를 해결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신세를 진 형수님께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오랜 겨울잠을 깨고 함께 한 가족 캠핑...
여유로움이 함께 하고
5월의 짙어가는 신록이 함께 하고
수려한 자연의 향기에 취하고
훈훈한 가족사랑이 함께 하니
이 어찌 좋지 아니한가!!!
5.4-5.5 의령벽계야영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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