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을 걸어요. 산새들이 속삭이는 길
숲 속을 걸어요. 시냇물이 노래하는 길
달님도 쉬었다 가는 길
다람쥐가 넘나 드는 길
정다운 얼굴로 우리 모두 숲 속을 걸어요.
(5학년 음악 교과서 중)
함양 용추계곡 휴양림.
창원에서 고속도로를 150여 Km 달려 두 시간...
1박 일정으로 달려가기에는, 그것도 퇴근 후 저녁에 출발하기에는 선뜻 내키지 않는 일정.
하지만, 숲이 그립고 조용한 계곡이 손짓하는 곳
항상 마음 속에 자리한 그 곳으로 바쁜 걸음을 재촉하여 달려 간다.
지곡IC에서 안의면까지 약 10Km
안의에서 용추계곡까지 포장길을, 다시 휴양림까지는 산길로 비슷한 거리를 올라가야 한다.
용추계곡에서 재작년까지 2년 여를 근무하던 곳이라
길도 지형도 훤한 곳이지만, 캠핑은 처음이라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려고 부지런을 떤 덕에
다행히 훤한(!) 대낮에 도착하여 이리 저리 캠핑장을 둘러 본다.
휴양림 관리소 아래에 있는 오토 캠핑장
화장실과 식수 사정은 좋으나 주 출입로 변에 위치하므로 통과~
인공적으로 조성한 관리 사무소 앞의 3단 물놀이장과 건너편 야영장
역시 화장실, 식수대는 양호하고 어린 아이들 물놀이하기에는 좋지만,
그늘이 별로 없고 그리 어린 아이(!)가 없으므로 역시 통과~
그곳에서도 1Km 이상을 올라야 산막지구가 나오고(산막 앞에도 오토캠핑장이라는 팻말 앞에 덩그라니 데크가 몇개 있다) 산막지구의 제일 끝에 위치한 데크에 자리를 편다.
간단모드로 생각했는데 우찌 우찌 하다보니 별로 간단모드도 아니고 펼것 다 펴게 된것 같다.
산막은 물론이고 휴양관에도 사람하나 없을 것 같은 그 넓은 용추계곡에 덩그러니 우리 가족 한 팀만 있다.
다행히 텐트를 펴고 나니 어둠이 내린다.
예상했던 대로 칠흙같은 어둠이...
늦은 저녁을 겸하여 목살 몇 점 먹고는 아이들은 텐트로 들어가고
집사람과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볍게 한잔...
어느새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집사람을 들여 보내고는
그렇게 한참을 더 앉아 있었다.
시냇물 소리와 이따금씩 들려오는 산 새 소리 외에는 적막 만이 감도는 산중의 한 밤....
얼마만에 느껴보는 기분인가!
누가 깨우지 않아도 산중에서의 아침은 가볍다.
주위를 둘러보니...
지천에 땔감이.... 다음에는 톱을 꼭 준비해 와야 겠다.
아침 식사 전 화로에 감자와 오징어를....
집에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감자를 서로 먹겠다고 우기기까지 한다.
오징어 다리 하나 들고 있는 집사람의 감시(?) 하에
아침을 준비하고
솔민이 녀석은 그래도 남자라고...
춥다고 난리 피우는 여자들에게 화롯불을 피워준다.
게으른 걸음을 내 딛으며
손만 내밀면 널려 있는 취나물, 참나물, 왕고들빼기 등을 뜯어다 흐르는 물에 담가 놓는다.
눈먼 산더덕 한 뿌리도.... ㅎㅎㅎ
아이들 나이보다 훨 많은... 부탄 투버너!
가스통이며 호스 설치를 안하니 앞으로 종종 이용하게 될 듯.
늦은 아침상에는
카레에 꽁치구이에 산나물 쌈까지... 근래에 보기드문 진수성찬이다.
산더덕, 장아찌를 넣고 이렇게 싸서... 한 잎씩 돌아가며 싸 준다.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그리 쉽게 적응하기는 힘들겠지만
생각보다는 반응이 괜찮다.
밥도 먹었으니...
슬슬 움직여 본다.
바로 위에도 데크가 몇 개 있다.
숲이 좋은 이곳은 자동차도 접근 가능하고 라운지도 몇동은 가능할 듯
새로 지은 화장실도 있는데 식수 공수가 문제다.
점점 짙어만 가는 숲길을 따라 한적함을 만끽하고
어린 잎은 쌈으로 이용해도 아주 좋은 '생강나무' 이파리도 만져보며
얼마 지나지 않아 반가운 들꽃 들을 만나 본다.
양지 바른 곳에 자리한 '붓꽃'
엉겅퀴
양지꽃 군락
꿀풀
자란
패랭이꽃
골무꽃
용머리
씀바귀
미나리아재비
숲 속 오솔길을 따라 더 걸어 본다.
며칠 있으면 앙증맞은 꽃을 피울 노루발풀까지...
오후는 각자 알아서...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짐을 정리하고
집으로 향한다.
옛 장수사 일주문과 용추폭포, 연암 물레방아 공원을 둘러 보고
아이들 뛰어 노는 소리가 지금도 들릴 것만 같은
추억의 산촌유학교육원을 마지막으로 집으로 돌아 온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어느 때 보다도 여유롭고 만족스런 캠핑이었다.
가족과 함께 호젓한 숲 속을
한 없이 걷던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 온 캠핑이었기에...
2007. 6.5-6.6 함양 용추휴양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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