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내내 기다렸다. 달궁가는 날을
소풍 전날 괜스레 설레이던 국민학교 유년시절의 기다림같이....
금요일 저녁, 큰아이 학원 마치길 기다려 서둘러 출발한다.
지난 2년을 매주 출퇴근하던 길이지만 그 느낌은 새롭다.
도착하니 11시...
먼저 도착한 겔롱, 두산, 퀵맨의 도움을 받아 사이트 구축을 순조롭게 마치고
가볍게 녹차 한잔을 기울이고 주위를 둘러 본다.
주인장 없는 사이트엔 쌍등이 불을 밝히고
밤단풍이 고운 사이트에는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운다.
그렇게 달궁에서의 첫날 밤은 새벽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간밤... 이슬에 절은 주인장만큼이나 아침 이슬에 취한 안타레스...
언제 보아도 캠핑장의 아침은 여유롭다.
홍합탕으로 속을 달래고...
반가운 얼굴들이 아침 인사를 나눈다.
솔민이 아침 놀이, 배드민턴은 캠핑 구력과 함께 헛손질이 줄어들고
또래 찾기 힘든 솔지는 혼자 시간을 달랜다.
앞집에 자리한 퀵맨네에도 여주인들이 아침을 함께 한다.
지름신을 영접한 재규어와 소요유네로 IGT장비 구경을 나섰다.
낮은 사이즈로도 모자라
스탠다드 사이즈까지...
집사람 왈 : 이거 완전히 입주아파트 '구경하는 집' 수준이네!
새 장비에 새 고기가 손님을 맞이한다. 청둥오리라는데...
지름신 영접이 무서워, 황급히 이 사이트를 떠난다.
다시는 이 사이크 근처에 얼씬거리지 않았다. ^^*
늦은 아침 덕분에, 점심을 거르고 뱀사골로 향한다.
가을 산촌답게 곳곳에 곶감 말리는 풍경이 눈에 띈다.
햇살 좋은 날 가을의 풍요를 음미할 저 자리의 주인 할매는 어디서 가을을 걷고 있는지?
그렇게 찾아간 뱀사골 탐방로의 계곡은 가을로 물들어 간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랴!
가을이 한창인 지리산 뱀사골의 명성답게 등산로는 탐방객들로 북적인다.
지리산 단풍이 예년에 비해 곱지 않다고는 하나
두눈 열고 보면 지리의 산하는 어김없이 계절을 품에 안고 있다.
이렇게 계절을 나고 얼마 후면, 새로운 힘이 되어 줄 생명의 거름들을 즈려 밟고...
빛 고운 곳에서 자연을 음미하다.
이녀석, 이제는 렌즈 앞에서 오도 방정도 떨어 본다.
우리 가족이 자연을 즐기는 방법이다.
무슨 행위 예술은 아니다. 단풍 요가라나???
두 모자,,, 퓔~ 받았다.
오누이 셀카 놀이도 해보고...
그렇게 천천히 가을 뱀사골의 품에 안겨 본다.
계곡에 비친 수채화를 뒤로 한 채...
문득, 폰카 하나로 즐거워하는 저 가족을 보며
'행운'이 아닌 '행복'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임을 생각해 본다.
이어지는 증명사진 찍기 놀이...
지연파를 기다리며 계곡으로 내려간다.
천천히,,,, 걷고, 마음껏 가을을 즐기며 기다리는 동안
지연파네 가족은 우리와 어긋난 길임을 모른 채, 부지런히 뱀사골 산장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우리는 계속 이리 사진 찍기 놀이에 한 나절을 보내고... ^,.^ ;;;;;
기다림에 지쳐 솔민이 재롱으로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두 꼬맹이 들쳐 업고 돌아 온 지연파와 눈물겨운 상봉 ^^
낙엽 즈려 밟고 돌아오는 길의 두 소년은 어느듯 '형제'가 되어 있다.
탐방객 안내소에 느닷없이 출현한 반달곰 소년...
이건 바로..... ?!!! ㅎㅎㅎ
이렇게 뱀사골 나들이를 마무리 한다.
점심을 거르고 다녀온 후라서, 화로 위의 등심이 먹음직스럽다.
남은 등심은 곧이어 준비될 뷔페 소식에 참는다...
하지만, 울 가족이 맛본 고기는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ㅡㅜ;;;;
5시.... 캠사의 두돌맞이 축제의 장이 준비되고 많은 이들이 모였다.
정성껏 준비된 맛나는 음식들.... 싱싱한 돔회가 군침~~
맛나는 음식을 앞에 둔 사람들의 기다림이란....^^
나같은 신입이야 뭘 알겠냐마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간의 기여와 배려로 키워온 캠사의 생일잔치에 임하는,
큰 형님들과 운영진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흥겨운 생일 파티의 분위기는 금새 살아난다.
아따,,, 총각!! 힘 좋아도 살살 다루라 카이~~
'요런 샴페인은 말이야,,, 뿌리라고 있는 것이지, 마시라고 있는 것이 아니여!'
7번님 표정으로 말한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
공식찍사의 소임도 제쳐둔 채.... ^^
이런 와중에서도 장하다 울가족!
한 상 거뜬히 받아와서 한컷~~
솔민이도 질새라 족발(?) 다리 하나 들고와 맛나게 뜯고
캠핑장 생일연에 참가하여 호사를 누려본다.
이어지는 한밤의 녹차 파뤼~~
울집에 반가운 손님들이 밤새 들었다.
준비한 것도, 대접할 것도 없는 사이트지만 여러분들이 다녀 가셨고
아둔한 머리와 이를 변호해 줄 녹차 덕에 일일이 닉을 기억하지 못한다. ^^;;;;
더우기, 술자리에서는 자정이 되기 전 슬그머니 사라지기 일쑤인 집사람도
4시가 넘도록 함께 자리를 했다고 하니 더욱 기분이~~
누가 찍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울집 사이트 더라는,,, ㅡㅜ:::
그날 밤의 상황을 잘 말해주는 이 한 장의 사진!!!
일요일 아침,
서너시간이나 눈을 붙였을까?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났다.
옆집 해달님이 준 선지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아이들은 제각기 할 일에 충실하다.
캠핑장에까지 와서 이래야 하냐지만,,,
울 가족에게 있어 캠핑도 일상중의 하나일 뿐이다. 쭈~~욱 가려면!
(다만, 아이들 손에 들려있는 영어책, 한문책이 안쓰러울 뿐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궁화 꼬치 피었습니다~" 소리에
금새 뛰쳐 나가 버리고,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맘껏 뛰어 논다.
저 아이들이 크면 분명....!
달궁의 가을은 깊어만 가는데
하지만,
또 다시 우리는 삶터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짐을 싸 놓고 보니
그 동안 하나 둘 준비한 장비가 한가득이다.
이제는 짐을 줄여야 하나?
그 정도의 내공은 멀었고, 곧 삼열 의자를 떼어내야 할 듯...
그래도 안되면, 지붕이라도 달고,,,
갈때까지 가보는 거야~~~ ^^;;;
벚꽃과 함께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 개나리....
가을이나 겨울에 피는 개나리를 '미친 개나리'라고 부른다지?
주말만 되면 들로 산으로
그것도,,, 찬바람이 쌩쌩부는 초겨울 날씨에,,,
보따리 보따리 싸들고 다니는 우리가족을, 지금까지의 나를 아는 다른 이들은
'미친 개나리'로 보지는 않을까? 한편, 염려도 된다.
하지만, 그리 불린들 어떠랴!
미친듯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먹고 잠들고 호흡하며
때로는, 마음 통하는 이들과 밤새 술잔을 기울이고 정을 나누며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그윽한 사랑을 매 주말마다 확인할 수 있다면,,,
가을 지리산 캠사마을에 활짝 핀 '미친개나리'가 된들 어떠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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