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미천골에서 검독님과 직이님 일행을 만나면서
십수년간의 가족 야영에서 처음 오토캠핑을 접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캠사에 가입하기까지 또 몇 개월...
지난 여름 덕유대 정모에 캠사가족으로 처음 참가하기까지 또 반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그만큼 우리가족에게는 오토캠핑은 낯설었고
아니... 우리만의 즐기는 방식에 익숙했었는지도 모른다.
빵하나를 거머쥐고 그것이 먹거리의 전부인양,,, 새로운 파이를 거부한채
하지만, 정모 참가 이후 우리 가족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10월까지만 한달에 한 두번이라도 나가 보자던 계획은
상족암, 표충사번개, 벽계 지역정모, 금대리와 운문산에 이어지는 가족캠핑까지 이어지고
이제는 한주라도 집에 있으면 파란 잔디와 모닥불이 눈앞에 어른거리니...
남들이 말하는 환자의 증세가 다분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사람살이에는 혼자만으로는 되는 일이 없나 보다.
더구나, 한가족의 가장으로 가족의 의견이나 형편을 생각지 않고 어찌 긴 항해를 계속할 수 있으랴!
때마침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곳에서 목살이라도 구워보려고 계획을 잡는 집사람이 고맙기만 하다.
지난 추석연휴에는 처가집이 있는 원주를 방문하면서 금대리에서 효도를 빙자한 2박의 캠핑을 하고 왔는데, 코 앞에 사시는 부모님과 함께 야외에 나가지 못한 것이 못내 맘이 쓰였나 보다.
다음주는 창립기념 번개도 있고 해서 간단하게 먹거리를 챙겨들고 집을 나서 보았다.
부모님은 주일을 비우지 못하시고 또한, 멀리 청주에서 할머니까지 와 계시니
1박은 어렵고 이곳저곳을 생각하다가 지난주 겨울나그네 형님이 소개한 낙동강 삼락공원으로 방향을 잡아 보았다.
겨울형님께 물어물어 도착한 낙동강 둔치 공원은 토요일 오후를 맞아 사람들로 가득하다.
화로대를 꺼내기도 민망한 분위기...
몇 바퀴를 돌아서 조금 외진 곳에 테이블을 찾아 자리를 한다.
큰 아이는 새로 산 전화기를 손에서 내려 놓지 못하고
막내 녀석도 장난감 하나 손에 들고 할머니들께 자랑하느라 바쁘다.
화로대가 준비되자, 몇번 보았다고 이녀석이 독차지 한다. 닭다리와 고구마도 싸서 넣어보고,,,
그래 빨리 배워서 이 아빠를 대신해라~~ ^^
목살, 양념갈비, 대하 구이로 저녁을 해결하고 차 한잔 마시자 낙동강 둔치에 어둠이 내린다.
아이들은 새로운 놀거리에 푸욱~~
주방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한 후 낮에 미처 담지 못했던 주변 경치를 담아 본다.
어수선한 낮의 분위기와는 달리 도심이지만 야간에는 나름 호젓한 분위기가 난다.
인라인과 테니스장, 잔디구장 등 체육시설이 있는 쪽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둔치쪽 경관. 멀리 김해공항의 관제탑 불빛이 보인다.
불밝힌 강서대교.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5년 후면 백수를 하실 할머니와 칠순을 바라보는 어머니
이들도 한때는 고부 갈등이 있었으리라.
또 한편에는 며느리와 며칠 있으면 칠순을 맞는 시아버지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함께 사진을 찍는게 뭐가 그리 좋으신지 기어이 웃음을 참지 못하신다.
자식들 먹는 모습이 사랑스럽다지만
그렇게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낯선 곳에서의 저녁이 깊어간다.
우리를 비추는 환한 렌턴보다...
더욱 빛을 발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은 일에 기뻐하시는 부모님을 뵈면서
말은 하지 못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죄송스런 마음이 마구 드는 저녁이었다.
일요일 아침... 아이들의 성화와 집사람의 눈빛에
일찍 시내로 나섰다.
그간 주말이면 야외로 나가느라 가보지 못했던 영화관으로...
누나 주문하는 동안 뭔가에 빠져 있는 솔민이
영화관에서는 팝콘이 어울린다나?
아예 이녀석은 따로 한상을 받았다.
팝콘 봉투에 빠질 듯!
1회 상영 영화를 기다리며...
딸내미의 추천으로 오늘 함께 할 영화 포스터
붐비는 주말 영화관에 비해 조조시간대는 가족끼리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한 포즈....
아무리 밝은 쩜사 렌즈도 어두운 조명 아래 손각대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듯!
영화가 시작되고 스크린을 담아본다.
딸이나 엄마나 이 녀석 팬이다.
강동원... 우리집 앞 창원 남양초등학교 출신이라서 그런지 사투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두 주연이 빚어내는 감성 연기에 큰녀석 훌쩍이느라 정신이 없고
(사실 나도.... 참느라.... 힘들었다. ㅜㅜ"")
영화가 끝나자
빨갛게 토끼 눈을 한 큰 아이는 친구와의 약속에 따로 쇼핑을 나서고
(벌써 가족보다는 친구가 좋을 나이....ㅡㅜ""")
남은 식구 점심을 해결하러 식당가를 둘러본다.
아기자기한 소품이 정갈하다.
깔끔하게 셋팅되어 손님을 기다리는 서양식 레스토랑을
지나서......
니글거리는 스파게티보다는 역시,,, 우리 입맛에는 이런 넘!
부부간 의견이 하나로 쉽게 모아지고
된장찌게에 쌈밥... ^^
회전식 초밥을 고집하던 아들녀석도 순순히 잘 먹어 준다.
곧이어 지는 백화점 쇼핑....
마트 장보기.....................
저녁 무렵이 다 되어서야 파김치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온다.
참으로 오랫만에 필드가 아닌 도심에서 보낸 주말은
정다운 님들과 함께 오고가는 녹차향에 취해보는 따스한 형제애도
새벽을 가르는 대자연의 상쾌한 아침공기도 없었지만,,,
돌아오는 길에 집사람 품에 안긴 국화 다발의 향기처럼
말로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하루하루였다.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한 우리가족의 캠핑 전선은
당분간 이상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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