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ㅣ정진이기자] '최고'만큼이나 '최연소'타이틀은 늘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지난 22일 강원도의 한 스키장으로 스노우보드 대회 취재를 갔다가 최연소 프로 스노우보더를 만났다. 데몬쇼를 위해 스키장에 왔다는 이 소년은 성인 선수들 사이에서 자기 키만한 스노우보드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스노우보드 대회가 막바지에 이르자 이 소년이 소개됐다. "최연소 프로보더 김솔민(12) 선수의 데몬쇼가 있겠습니다." 기대 반, 긴장 반의 마음으로 눈쌓인 언덕 위를 올려다봤다. 한 10초쯤 지났을까. 김솔민은 스노우보드를 타고 질주해 키커(눈으로 만든 점프대) 위에서 점프를 선보였다. 짜릿함을 주는 멋진 묘기였다.
김솔민은 8살 때 처음 스키장에 갔다가 스노우보드의 매력에 빠져 라이더의 삶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는 올해로 프로 선수 생활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처음 스노우보드를 탔을 땐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한다. 나이가 너무 어리다보니 몸에 맞는 장비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값비싼 장비와 훈련에 드는 비용은 무척이나 큰 부담이었다.
어렵게 실력을 쌓아가던 중 김솔민은 11살 때 현재 소속팀인 버튼코리아와 인연이 닿았다. 해외에서 그의 경기를 인상깊게 본 관계자가 제안을 한 것이었다. 프로가 되고 가장 좋은 점은 뭐였을까. 김솔민은 장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걸 꼽았다. 어리지만 부모님의 어려움을 모를리 없었던 것이다.
버튼코리아의 한 관계자 말에 따르면 김솔민은 웬만한 성인 여자선수보다도 스노우보드를 잘탄다. 알고보니 그는 될 때까지 연습하는 '악바리'로 유명했다. 김솔민은 "막상 보드를 탈 땐 약간 멍한 느낌에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머리로는 생각할 수 없지만 몸이 기억할 때까지 연습한다"고 고백했다.
그의 무한반복 연습의 성과는 성적으로 돌아왔다. 그는 2009년에 스키협회장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을 비롯해 각종대회 메달을 휩쓸었다. "상을 많이 받아도 아직 해외 수준에는 못 미쳐요. 더 열심히 연습해야죠." 김솔민은 메달 갯수는 중요하지 않다며 실력을 더 많이 쌓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김솔민의 올해 목표는 국가대표가 돼 코치에게 훈련을 받는 것이다. 지금까지 혼자서도 잘해왔지만 올해는 좀더 난이도 있는 기술을 배우고 싶은 욕심이 크기 때문이란다. "작년에는 해외캠프하고 겹치는 바람에 예선 기회도 못 얻었지만 올해는 꼭 국가대표가 될 거예요."
그는 12살 어린 나이에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재밌는 만화도 그리고 컴퓨터도 스노우보드를 위해서 과감히 포기했다. "열심히 해서 김호준형처럼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요." 김솔민은 올해 한국인 최초로 하프파이프 종목에 출전한 김호준을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였다.
김솔민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건 아직 10년도 더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시간이 흘러 무럭무럭 자라서 하프파이프 종목의 대를 이어나가길 응원해본다.
<사진=송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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