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다림이 남아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오랜만에 만나게 될 정겨운 사람들
열 네번째 맞는 '캠핑하는 사람들'의 흥겨운 전국 잔치 분위기
깊어만 가는 가을의 한 가운데 빠져 있을 덕유대 풍경까지...
어느 작가의 서명(書名)처럼
무언가를 기다린다는것 자체가 행복인지도 모릅니다.
한 주도 채 지나지 않아
하마 생겨버린 그리움 한 자락과 함께
오랜 기다림 끝의 반가운 만남...
단풍과 낙엽이 고왔던 그 곳...
더불어 즐거웠던 그 시간을 되돌아 봅니다.
(세로 사진이 유달리 많습니다. F11을 눌러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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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회 참여를 앞두고 미리벌네 집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 집니다.
큰아이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밤 10시...
모두 함께 출발하자니 새벽이 되어야 도착할 것 같고
집사람과 아이를 떼어놓고 가는 방안과 토요일 중간에서 만나서 합류하는 방법 등을 놓고
이리 저리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함께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ㅡ.ㅡ
아이 학원 앞에서 기다리는 그 몇 십분이 얼마나 지루 하던지요!
덕유대로 향하는 발걸음이 급해지고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자정을 몇 분 앞두고 겨우 도착합니다.
덕유선발대로 부터 5,6영지에는 이미 자리가 없다는 연락을 받고 3,4영지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인적 드문 4영지 끝자락에 자리를 잡고 살림을 펴니 시간은 새벽을 향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가운 이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언덕 아래 5단지에서 6단지에 이르기까지 아침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옵니다.
"타닥 타닥" 부엉이 위의 군밤 익는 소리와 함께 늦은 아침을 맞습니다.
토요일을 맞아 옆 집, 윗 집 새로운 이웃이 늘어 갑니다.
이곳 3, 4영지는 개방하지 않는다는 공지를 보았는데
어쩔수 없이 한적한 이곳에 자리를 한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한가로운 가을 정취를 통채로 갖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뜻하지도 않게
평택의 직이 형님과 여우하품 아우를 만나게 되어
이웃으로 반가운 조우를 하게 되었으니 더욱 그러합니다.
지난 해 설악산 전국대회 이후 1년만의 반가운 만남입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일부러 약속을 하지 않고서야 만나기 힘든 반가움이 있기에
그간 나도 모르는 기다림이 있었나 봅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우연한 만남만큼 달콤한 휴식이 따로 있을까요?
운영 본부를 찾아 등록을 마치고 선물 한꾸러미 들고 돌아 옵니다.
언덕배기 달동네의 월동 준비로 장작 두어 자루 장만하여 돌아 오는 길
녀석들 끙끙 대며 안간힘을 써 보지만 힘에 부치나 봅니다.
곳곳에 자리한 사이트 마다 가을이 한 두자락 깊어만 가는 덕유대 풍경
'오드리 될뻔'스타일에서 이번에는...........?
딸내미가 단장해준 차림으로 도회지 나들이를 나서 봅니다.
'구경하는 집'에 들러 지름신이 왔다리 갔다리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그 분과는 거리가 먼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덕유대의 햇살을 즐깁니다.
그렇게 햇살 좋던 가을날 그 길을 따라 걸어 봅니다.
깊어 만 가는 만추의 정겨운 내음과 캠핑하는 사람들
그 길 끝에는 역시 반가운 만남의 자리가 기다립니다.
영호남 출신(!) 아지매들의 수다 자리에 남정네들은 자연스레 자리를 피해 드리고....ㅎ
어린이 림보 게임을 맞아 떠들썩한 Main Street에서
도회지 풍경을 즐겨 봅니다. ^^
너나 할 것 없이 '한 유연'을 자랑하는 캠사의 꿈나무들 사이로
왕년의 꿈나무들도 보입니다. ㅋㅋ
즐겁기만 한 시간은 흘러 흘러 오후로 접어 드나 봅니다.
한번 가출하면 돌아 올 줄 모르는 솔민이 녀석을 겨우 수배하여 집으로 향하는 길
달동네 빈궁한 살림살이에 보탤 요량인지 아예 땔감 상자를 끌고 다닙니다. ^^
늦은 점심을 떡국으로 간단히 요기하고
전날 모자란 잠을 보충하고 나니 어느새 어둠이 나렸습니다.
저녁 역시 간단히 훈제 오리 몇 점 구워 아이들을 먹이고
'동건이 오빠야'가 기다리는 대처 나들이를 다시 나가 봅니다.
편치 않는 몸이지만, 전국 대회를 맞아 참여하신 평화 형님 캠핑카 사이트
많고 많은 말들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서
'그에게 바라기 전, 내가 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쉽지않은 고민을 몸으로 실천하시는 우리들의 형님.
당신이 있어 '캠핑하는 사람들'의 이 밤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언제 보아도 귀여운 '민준이와 민정이'는 언니와 함께
일찌감치 소공연장에 자리잡고 전국대회의 공식 행사를 기다려 봅니다.
족구대회 시상과 행운권 추첨을 시작으로
카페지기 '대왕'님의 소개로 운영진의 인사자리가 이어 집니다.
회원 수 3만이라는 거대 조직을
섬기고 이끄시는 당신들이야말로 인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적어도, 어려운 자리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기적인 나는 큰 절을 올리고 싶습니다.)
몇 년전 내가 섰던 저 자리는 오늘 또 다른 가족들로 이어져
캠사라는 물줄기는 여울을 이루며 힘차게 흘러가나 봅니다.
왁자지껄한 아이들이 일순 조용해 지는 순간...
'선물'의 힘은 위대한가 봅니다. ^^&
섹소폰 소리가 덕유대의 밤하늘을 울리며
그렇게 공식 행사도 저물어 갑니다.
공식 행사 이후는 또 다른 삼삼오오 반가운 자리가 기다립니다.
지난 밤 미처 내려 놓지 못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은 직이형님 사이트에도 사람들이 모여들고
5단지까지 치즈 배달도 다녀 오고
역시 전국대회가 아니면 뵙기 힘든 분들께 인사도 드리며
아쉽기만 한 덕유대의 밤도 깊어만 갑니다.
4영지 사잇길에도 일요일 아침이 밝아 옵니다.
급하게 아침밥 챙겨 먹고 다시 아랫 동네로 향해 봅니다.
어린이들의 보물찾기가 막 끝나가나 봅니다.
제각각 받은 학용품 선물에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내 봅니다.
선물 한 보따리씩 받아 들고 돌아 가는 가족의 가벼운 발걸음 위에도
사이 좋게 돌아가는 형제의 꼭 잡은 두 손 위에도
샛 노란 덕유산의 은행나무 위에도
행복한 햇살 한 줌 나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덕유대의 중심거리에는 또 다른 장이 섰습니다.
아이들의 벼룩시장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호기심과 즐거움이 넘칩니다.
웃는 모습이 언제나 귀여운 민승이는 엄마를 상대로 장사 연습이라도 할 요량일까요?
저자 거리에서 만난 '빠마머리 아자씨'
표정을 보아하니 이미 장사치에게 반은 홀딱 넘어간 듯 합니다. ^^&
뽑기가게에는 홍보 전략으로 전날 했다는 '맛뵈기 호객행위'가 먹혀 든 건지
'청산유수'같은 화려한 말빨로 손님을 끄는 녀석들의 재간 때문인지
캠사 장터 최고의 대박을 누리는 듯 합니다.
그렇게 떠들썩한 벼룩시장을 뒤로 하고 '가족 캠프' 증명사진을 찍어 봅니다.
바쁜 일정에 하나 둘 짐을 싸기 시작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 사이를 어슬렁 거리며 동네 마실을 댕겨 봅니다.
행복한 가족들의 식탁에도 잠시 들러 인사를 나누고
귀여운 민정이와도 아쉬운 작별 사진을 나눕니다.
며늘아기라도 안은 양 미리내의 표정이 행복해 보입니다. ^^*
그렇게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른은 어른들대로
제각각 행복한 시간들로 전국대회의 한 낮을 보냅니다.
전국대회의 하일라이트(?)
요리 경연대회장으로 하나 둘 모여드는 시간
먹음직스러운 '단호박 김치찜?'도 보이고
6번째 요리경연대회에 도전한다는 달님의 더치 요리도 보입니다.
(7전 8기를 채우지 못한 이번 대상은 무효야~~!!! ㅋㅋ)
어느 하나 빠질것 없는 정성이 가득한 음식들이 상에 오릅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이루어지는 순간...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지만
많은 이들의 입을 즐겁게 만드는 순간
대회는 순식간에 잔치로 바뀌고 맙니다.
그렇게 흥겨웠던 전국대회도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었나 봅니다.
마지막 점심은 직이형네 사이트에서 고기파티로 신세를 집니다.
다들 돌아 간 늦은 오후
못내 아쉬운듯 기울어져 가는 해님처럼
캠핑하는 사람들의 열 네번째 전국대회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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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가을길이 아름다웠던 덕유대에서의
이번 전국대회 캠핑은
화려한 단풍 만큼이나 반가운 만남으로 인해
편안하고 즐거운 자리가 되었습니다.
짧았던 전국대회처럼, 길지 않은 세상 살다보면
저 따뜻한 햇살 아래에도 떨어져 쌓여가는 낙엽들처럼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나무들이 있을까요?
생채기 하나쯤 갖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우리 걷고 있는 이 길
때론 힘들고 지쳐 털썩 앉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말 없이 동행해주는 당신이 있기에 새 힘을 얻습니다.
성씨도, 하는 일도, 사는 곳 마저 다르지만
아름다운 자연 아래 서로 닮아 가는 당신들로 인해
'캠핑하는 사람들'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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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사의 주인, 당신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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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4-26 덕유산 국립공원 '덕유대' 캠핑하는 사람들 14회 전국대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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