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 (상족암-1)
여름이 아닌 계절에 처음 떠나는 가족 캠핑이다.
비온다는 소식에 20여 년 전의 겨울침낭도 꺼내고 오리털 이불도 쟁여 메고 떠난
상족암 번개를 되돌아 본다.
2006. 9. 8
퇴근시간에 겹쳐 창원, 마산을 빠져나오는데 1시간,,,
2시간 여를 달려 도착한 상족암은 어느듯 어둠이 짙게 내리고 사이트마다 밝힌 등이 정겹다.
두번 째 설치하는 타프지만 어째 처음보다 더 땀이 흐른다. (만자님의 코치에 더더욱.....ㅡ,.ㅜ"")
먼저 오신 분들은 이미 녹차 한잔씩 기울이고
우리집은 대충(?) 진지 구축을 마치고 새로 장만한 화로대에 불을 지펴본다.
이웃에 자리한 잠만자님, 해달님 그리고 오레님의 녹차파티에 스윽~~ 끼여 앉아 본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의 첫 날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2006. 9. 9
불과 3시간 정도 눈을 붙였건만, 이른 아침 저절로 눈이 떨어진다.
청명한 초가을의 숨결을 느끼며 이곳 저곳을 둘러 본다.
전날 밤 떨어지는 빗방울로 녹차향연의 자리가 되어버린 우리 진지
야영장 너머 바다(?)가 아스라이 보이기도...
전날 밤 가장 오래 속삭였던.... 사자의서님 사이트
(노래 이야기 대목에서는 진짜 노래하실 줄 알고 내심 긴장했다는.....^^)
태권도리와 브이님 사이트
분명 새벽 3시까지는 없었던 사이트 (가연이하연이님)
식수대와 멀리보이는 입구 공룡조형물
넘 깨끗하게 정돈된 화장실
입구에는 자동센스가 음악도 틀어준다.
하지만, "공룡나라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한 열 댓번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멘트 다 외워버린 거~~~
꽃말처럼 말없이 아침을 즐기는 넘도 보이고
인적없는 새벽의 바닷가... 수많은 이들의 지난 여름 이야기를
들어보고...
뒤돌아 볼 여유 없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캠핑이 주는 선물들!
문득 뒤돌아 본 자리...
흔적들...
그리고... 고요
된장찌게와 꽁치구이로 아침을 해결하고
언제나처럼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동네 꼬맹이들 자연스레 친구가 된다.
모였다가...
흩어지고...
이번엔 가족 산책이다.
솔민이 2년전 현장학습 장소를 정확히 찾아 내고
물 속에 잠긴 공룡발자국도 찾아 본다.
만조로 가득 찬 바다 위 산책로도 나름 운치가 있다.
데크 아래 일제히 몰려 왔다... 부서지는 저 포말도
상족암 후기의 단골 조연 공돌이(!)의 날카로운 눈빛도...
우리만의 여유를 방해하지 못한다.
궁시렁거리는 매점 아자씨를 달래느라 사들고 온 아이스크림 먹는 동안
처음해보는 해물 스파게티... 먹을만 하다! ^^
밥먹기가 무섭게.... 아이들 물장난이 시작된다.
아들 녀석은 물에 젖고...
나도 행복에 흠뻑 젖는다.
이런 모습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