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가족 캠핑

서라벌 들녘에서 가을을 만나다 - 미리벌 父子의 영남정모 나들이

미리벌(김진호) 2008. 10. 2. 01:17

지난 해 간다는 소리도 없이 멀어져 갔던 '그녀'는

 

올해에도 기약없이 찾아왔습니다. 그것도 하룻 밤만에 불쑥...

 


 

 

사실 지난 한가위 다시 찾은 병지방 캠핑에서 가을의 내음을 맡고 싶었습니다.

 
모처럼 전 가족이 상봉(!)한 캠핑장으로 향하는 내내

 

'그녀를 만나기 몇 백 미터 전...'이라는 노랫 가사가 맴 돌았습니다.

 

 

 

 

하지만, 몇 백 미터는 커녕 몇 키로 전에서도 그녀의 채취는 맡기 힘들었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물놀이만 실컷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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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훌쩍 커버린 큰 아이 시험이 목전이라

 

이번 캠핑은 솔민이와 단둘이 하게 되었습니다.

 

 

 

'익을 수록 머리를 숙이는 벼' 그 가을의 가르침처럼

 

 

경륜과 함께 한층 익어가는

 

캠사 마을의 영남 정모 현장을 스케치해 봅니다.

 

(F11을 꾸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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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캠핑을 쉬고 마산 어시장 나들이를 갔습니다.

오랫만에 시장 구경도 하고 여러 찬거리와 횟감을 뜨면서

풍성한 횟거리를 캠핑장에서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돌아 왔습니다. ㅡ.ㅡ""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 했는지, 금요일 저녁 홀로 오신 '큰돌'형님이

전어와 회를 한 박스 들고 오셨습니다.

 

 

 

 

 

집집마다 준비한 먹거리와 함께 

오랫만에 만난 정모의 첫날 밤은 풍성한 이야깃거리로 깊어만 갑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답게 촉촉하게 젖은 경주시 산내면의 국민청소년수련마을

 

 

 

 

 

간밤 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주었던 잔해들을 정리하면서

 

 

 

 

 

새벽 물안개 나린 캠핑장을 거닐어 봅니다.

 

 

 

 

 

일찍부터 일어나 아침을 맞는 이도 보이지만

 

 

 

 

 

아직은 모두들 고요하게 아침을 맞습니다.

 

 

 

 

 

대구에서 진짜 홀아비 모드로 함께 한

탕수형과 산벽형의 텐트도 보이고

 

 

 

 

 

캠사마을 끝자락의 저수지에도 고요한 아침이 나립니다.

 

 이른 새벽 환상적인 풍경이 기다렸을텐데,

조금만 더 부지런을 떨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나를 다시 깨웁니다.

 

 

 

 

 

하지만, 이른 아침이 주는 청량함으로 하루를 열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캠사 마을 아침을 맞아 하나 둘 아이들이 늘어 납니다.

 

 

 

 

전원일기 응삼이 풍으로 변신한 (아니 평소 모습 그대로.....ㅋ)

김형사가 아침부터 장작 구하러 가느라 부산을 떨 즈음

 

 

 

 

솔민이와 둘이서 길을 떠나 봅니다.

 

 

 

 

 

사륜구동으로도 힘들게 오른 길을 지나

몇 백미터 까꼬막 길을 올라 보면

 

 

 

 

 

단석산 자락의 조그마한 절집 '신선사'가 나옵니다.

 

 

 

 

 

제법 높은 해발인지 초라한 절집 살림에 비해 제법 조망이 좋습니다.

 

 

 

 

 

이 녀석, '염불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더 가나 봅니다.

 

 

 

 

 

아침부터 이곳 단석산 신선사까지 힘들여 오른 까닭은

국보 199호로 지정된 마애불상군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향해 솟아 오른 바위들의 규모도 웅장하거니와

10여기나 되는 크고 작은 마애불을 숨은 그림찾기처럼

하나 하나 찾아 보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솔민이 녀석 힘들게 지고 간 삼각대로 둘만의 흔적을 남기고

 

 

 

 

 

새롭게 시작하는 생명의 움틈과 함께 아직은 짙은 숲길을 내려 옵니다.

 

 

 

 

 

 

산내와 건천을 지나 본격적인 '서라벌' 들녁을 달려 봅니다.

 

 

 

 

 

삼국통일을 떠 올리면 생각나는 김유신장군과 또 한 사람

무열왕릉을 찾아 봅니다.

 

 

 

 

 

힘든 산길을 오른 후라 솜사탕의 달콤함이 더한가 봅니다.

 

 

 

 

 

오늘 경주 나들이의 주 목적지인

'국립경주박물관'에 도착해서 선덕대왕신종을 바라봅니다.

 

 

 

 

 

녀석과 와 본것만 서너번이 넘지만

언제나 볼거리 가득한 박물관 나들이는 즐겁습니다.

(연말까지 무료 입장)

 

 

 

 

 

 

실내외의 유물들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잘 생긴 오리모양의 토기도 구경하고

 

 

 

 

 

해학적인 토우들로 장식된 항아리도 구경합니다.

 

"아빠, 저것들은 꼭 내가 만들어서 붙여 놓은거 같아요!"

토우들의 수준이 젤로 만만해 보이나 봅니다.

 

 

 

 

 

미술관은 별로 일것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고미술관도 의외로 따분하지는 않는 표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어린이박물관'

1회(1시간 30분-2시간 소요)에 40명 가량 입장하는데

대부분 인터넷 사전예약을 받고, 몇 되지 않는 현장 예약은 이미 마감된지 오래입니다.

 

체험 위주의 잘 짜여진 교육과정이 탐났지만,

다음 번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캠핑장의 진수성찬이 눈 앞에 아른거렸지만,

박물관 휴게실표 우동 한그릇으로 점심을 떼웁니다.

 

 

 

 

 

돌아 오는 길, 시내의 이름 알 수 없는 고분군은

동네 아이들의 '고무다라 놀이터'와 연인들의 안락한 벤치 역할을 합니다.

 

 

 

 

 

그렇게 한가로운 놀토의 오후를 만끽하고 캠핑장으로 돌아 옵니다.

 

 

 

 

 

 캠핑장에서는 족구 결승전이 한창입니다.

한 '발' 하는 엄짱 형님의 스트라이크가 작렬합니다.

 

 

 

 

 

그 묵직한 큰돌 형님도 애가 쓰이시나 봅니다. ㅎㅎㅎ

 

 

 

 

 

모두가 흥겨운 족구 한마당이 끝나고 시상이 벌어집니다.

김해, 부산(?) 연합팀 우승, 대구팀 준우승........

 

 

 

 

 

우승팀은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다시 판을 벌립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징글 맞습니다. ㅎㅎㅎ

 

 

 

 

 

정모 내내 아이들의 흥미로운 놀잇감이 되어준 극기 훈련장

울짱 아들내미가 아침에 동생들한테 해준 말이 기억나는 곳입니다.

 

"야, 여기 빠져도 안 죽는다.... 그 대신, 엄마한테 마 죽는다!!!"

 

 

 

 

 

저녁 영남정모의 공식 행사 시간을 갖습니다.

 

 

 

 

"모이라~~ 모이라~~~" 외침과 함께

운영진 '울짱'의 진행으로 많은 분들이 함께 합니다.

 

 

 

 

 

2/3가 넘는 분들이 정모에 처음 참가하신것 같습니다.

서로간에 인사를 나누는 시간, 행복한 긴 여정 쭈욱~ 함께 하시길 바래 봅니다.

 

 

 

 

 

신입회원과 기존회원간의 인사를 나누고

호남방과 함께 하지 못해 다소 김이 빠져 버린 '화합주' 한사발도 돌려 봅니다.

 

 

 

 

 

공식 행사의 마지막 이벤트 '가위바위보 OX게임'

두 형님의 손 끝에 희비가 교차 합니다.

 

 

 

 

 

큰 행사 준비하느라 끼니도 거른 울짱도 이제서야 저녁 한술 들어 봅니다. 

 

 

 

 

 

한우로 유명한 '산내면' 답게 저녁마다 빠지지 않는 육회를 비롯하여

육해공군이 총출동한 풍성한 식탁에, 좋은 사람들이 어우러진 흥겨운 시간은 저녁부터 이른 아침까지 그칠 줄을 모릅니다.

 

 

 

 

 

 

 

 

 

일요일 아침....

간간히 떨어지는 빗소리에 무거운 머리 일으켜 봅니다.

 

 

 

 

 

 

 

 

더불어 나누는 즐거움이 아침부터 상차림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더불어 신나는 윷놀이 시간이 펼쳐 집니다.

 

 

 

 

 

 

 

 

가득 찬 운동장도 하나둘 집으로 돌아갈 준비에 바쁠 시간

 

 

 

 

 

지연파네 집에서는 퓨전 요리가 마지막까지 만들어 집니다.

 

 

 

 

 

2박 3일 원없이 마시고 즐겼던 정모 현장을 뒤로 하고

꿀배기 사과가 한창인 얼음골을 지나

 

 

 

 

 

가을이 한창 익어가는 단장면 감물리 들녁을 달려 봅니다.

 

 

 

 

 

삼랑진 넘어 가는 길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 졌지만,

아직 비포장길에 차량을 만나면 교행하기가 힘듭니다.

 

 

 

 

 

쑥부쟁이, 구절초...... 가을꽃 지천으로 널린 한가한 길을 지나노라면

어느듯 멀리 낙동강과 상남, 삼랑진 뜰이 내려다 보이는 만어사 초입에 듭니다.

 

 

 

 

 

10년이 더 지나 오랜만에 찾은 신라 고찰 만어사도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그 사이 없던 미륵전도 생기고, 절집 살림도 꾀 규모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추억 하나 숨겨두고 혼자 열어보는 두근거림으로 찾은 만어사는

그 옛날의 나만의 보물은 더 이상 아니었습니다.

 

 

 

 

 

용왕 아들과 만 마리의 물고기(萬魚) 전설이 함께 하는 이곳은

수 없이 많은 돌 너덜과 바위들이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신비로운 곳입니다.

 

돌들을 두드리면 특이하게도 종소리(쇳소리)가 나서 '종석'이라고도 불립니다.

 

 

 

 

 

산을 내려와 삼랑진 철교를 지나

한적한 시골 들판을 끝없이 달려 집으로 돌아 옵니다.

 

 

 

 

 

 

 

다시 부대끼며 살 수 밖에 없는

우리네 세상 마을로 돌아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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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가을 냇가를 사색하는 두 닢 낙엽들처럼

아들과 단둘이 참여한 이번 영남 정모는

 

 

 

 

 

 천년 고도 서라벌의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선현들이 남겨 주신 '배움'이 함께 하였습니다.

 

 

 

 

 

사람 내음 가득한 잔치집의 들뜬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언제나처럼 다시 떠나가겠지만...

 

 

올해도 소리 없이 불쑥 찾아 준 가을!

 

짧은 만큼 '간절한 그녀'를 만날 수 있어 

 

 

오늘도 들뜬 나들이, 두근거리는 마음

 

겨우 부여 잡을 수 있었습니다.

 

 

 

 

 

 

 

 

 

 

2008.9.26-28

경주 산내면 국민청소년수련마을 

캠핑하는 사람들 영남 정모에서